대학생 꿀팁/-인재림 4기

인재림 특별 강연- 강경화 장관님과의 대화

완카이브 2025. 4. 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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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 4 금요일날 이뤄진 인재림 특별 강연! 


원래는 SK 서린빌딩에서 장학생들이 모여 구내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강연에 참석하는 일정이었으나, 대통령 파면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집회가 열리는 상황이었기에, 안전상의 이유로 행사는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진행되었다.

험난한 시국과 맞물려 열린 강경화 장관님과의 대화였다.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시기에, 세계 외교 무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장관님의 시선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외교의 윤리’에 대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기대가 되었다.
특히 유엔에서의 활동을 통해 축적된 글로벌 감각, 그리고 여성 리더로서의 경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깊은 통찰을 안겨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특히 이 날은 인재림과 문우림 전 기수가 모이는 자리여서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다. 여러 전공의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한 만남에서 여러 장학생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장관님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 1시간 40분 정도 되는 만남에서 질문이 끝없이 나와서 모든 학생의 질문을 듣지 못하고 마무리되기도 하였다. 

 

아래는 만남에서 나온 질문과 그에 대한 장관님의 답변이었다. 워낙 많은 질문이 나왔기에 모든 질문을 작성하지는 못했고, 그 중 일부분만 담겼다.

 

 

 

 

 

장관님은 시국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며 말씀을 시작하셨다.

“우리 민주주의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건 아닐까, 많이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보고 안심할 수 있었어요.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 민주주의가 아직 허약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건 여러분의 몫이겠죠.”

 

 

 Q1. 외교장관 시절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는 무엇인가요?

정직함입니다. 저는 새해가 되면 항상 마음속으로 ‘정직, 선, 의로움’을 되새깁니다.
외교는 명분을 세우는 예술입니다. 정당성과 도덕성을 갖춘 나라만이 당당한 외교를 펼 수 있어요.
외교관으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저는 저 자신에게 떳떳하고자 했습니다.”


 Q2. UN과 외교부, 두 조직에서 일할 때의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UN에서는 선서를 합니다. 어느 국가에도 충성하지 않고, 국제사회에만 충실하겠다고요.
반면, 외교부에서는 내 나라를 대표해 일합니다. 그래서 두 조직의 본질적인 임무와 태도는 다릅니다.”


 Q3. 여성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길을 터주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여성 리더는 다른 여성의 진입을 반기지 않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리더를 가장 나쁜 여성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젠더 갭이 여전히 존재하니까, 함께 그 간극을 메우고 다음 세대 여성들이 더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해요.”


 Q4. 외교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외교는 국가의 존엄을 지키는 일입니다.
저는 유엔에 있을 때도, 외교부에 있을 때도, 늘 그 점을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예요. 전쟁의 폐허에서 민주주의와 경제를 함께 일군 유일한 나라죠.
그만큼 빠르게 성장한 나라다 보니 허점도 함께 드러나기도 하지만요.”


 Q5. 국제 사회에서 인상 깊었던 도시나 인물은?

  • 도시: 우루과이 몬테비디오
  • “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밭에 텐트 치고 사는 노숙인들이 있었어요.
    보통 나라는 그런 사람들을 내쫓겠지만, 이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취약하다고 해서 존엄을 잃지 않게 돕는 것’—정말 인상 깊었어요.”
  • 인물1: 루이즈 아르버 (UN 동료, 캐나다 대법관 출신)
  • “남녀 통틀어 가장 이성적인 사고력을 지닌 분이었어요.”
  • 인물2: 데니스 무퀘게 (콩고 민주공화국 의사, 노벨평화상 수상자)
  • “참혹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돌보는 클리닉을 운영하는 분입니다.
    인간의 선한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Q6.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문재인 정부는 정전체제를 끝내고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시도했죠.
국제사회에서도 환영받았어요.
하지만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 이후 모든 게 멈췄습니다.
지금은 북한이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고, 한국과는 사실상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요.
그래도 저는 cold peace(냉랭한 평화) 상태라도 잘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다시 대화의 시기가 올 겁니다.”


 Q7. 우리나라 정치와 언론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요즘은 알고리즘이 사람들을 정보의 섬에 가둡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죠. 그러니 음모론도 쉽게 믿게 됩니다.
탄핵 반대 시위 때 그런 현수막을 많이 봤어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이런 잘못된 정보들을 막기도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여기에 냉전의 미청산, 북한과 일본에 대한 신념의 갈등이 겹쳐져 우리 사회의 분열을 더 깊게 만듭니다.”


 Q8. 정치 제도 개선에 대해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대통령 단임 5년제는 너무 짧습니다.
저는 중임제나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선이 국민 통합이 아닌 갈등만 심화시키는 구조라면, 우리가 재설계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Q9. 민주주의와 정보 환경에 대한 우려가 크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인간 간 유대감이 약해지고,
‘나만 괜찮으면 돼’ 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습니다.
예전에 한 미국 기자가 철조망 밖에서 학살이 벌어지고 있는 걸 이야기했을 때,
한 관광객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라고 말했답니다.
저는 그 말이 지금 시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Q10. 외교 현장에서 느끼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통점은?

“입장 차이는 있어도 고전적 사고와 교양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한국의 교육 체계에서는 이런 교양 교육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문우리 프로그램처럼 동양과 서양의 고전을 읽는 경험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이 날의 대화는 단순한 강연을 넘어, 한 사람의 삶에서 우러나온 철학과 외교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직함과 명분, 그리고 타인을 향한 존중이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혼란한 시대일수록 더더욱, 사람을 살피고 방향을 세우는 리더의 품격이 절실하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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