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한 독립서점 <한낮의 바다>에서 만난 책 한 권.

미술과 철학이 친구처럼 붙어있는 것에 반해, 음악과 철학을 엮어 낸 책은 자주 보진 못했다.
해당 책은 연주자로서의 철학자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음악도 배우는 과정 중에 있고, 철학도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음악과 철학을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것이다.
곡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음악에만 열중하는 시간을 앞으로 가질 수 있을지, 음악이 영영 나의 인생의 곁다리에만 존재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별 수가 없다. 생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먹고살려면 음악만을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슈베르트의 가곡 An die musik의 가사 한 부분이 늘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음악에 붙임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인생의 거친 챗바퀴에 나를 끼워 맞추던 그 많은 회색빛 시간들 속에서 음악만이 내 마음을 따듯한 사랑으로 불지 펴주었다고 노래한다.
대작가도 살기 위해 자신을 끼워 맞추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 역시도 그런 시간을 견뎌야겠지.
대학을 다니면서 교수님들과 글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는데, 교수님 역시도 생계를 위해 힘든 생활을 견디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힘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음악이 더 호젓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겠지.
pg. 27
분석과 언어화를 거부하는 음악의 독특한 시간성. 바깥에 있으면서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는 점.
-> 독특한 시간성이 무엇인지는 50쪽에 나온다.
pg. 38
음악 연주가 개인의 실존과 시간, 이미지에 특정 방식으로 개입한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
pg. 38-39
피아노 연주는 의미를 넘어선 언어에의 취향과 상상, 시간성의 유희를 발견하는 활동이지 음악을 듣거나 그것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흠, 정리하자면 사르트르는 음악을 철학과 구분했다는 것. 음악을 꿈과 관련시켰고, 여성적인 것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피아노를 치면서 자신이 냉철한 철학자임을 잊을 수 있었다.
음악을 이론과 창작에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생각했던 프랑크푸르트 학파와는 달리, 사르트르는 오직 음악을 환상성에 결부했다.
나는 사르트르보다는 프랑크푸르트 학파 입장과 가깝다. 성악을 하면서 소리의 포지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입을 벌리는 각도와 아랫입술의 중요성을 강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음악을 본인만 즐기는 것이라면 유희적으로 접근해도 되겠지만, 사실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환상성에 기반하기보다는 매우 분석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생각하고 계획해야 한다. 하지만 음악을 권력, 도덕의 반대에 위치했다는 것으로 인해 음악을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사르트르는 도덕, 권력 등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pg. 53
멈추지 말고 표출할 것. 역사의 시간이 나 자신을 관통해서 흐르도록 할 것. 그리고 시대 흐름과 하나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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